GPT Astra 출시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
지난 몇 년간, AI를 통해 게임이나 앱 개발에 그다지 관심 없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것 같다. 나 또한 지난 십몇 년간 개발을 해 왔음에도, 창작 활동은 멀리하게 되었다. 클로드나 코덱스 같은 AI 에이전트 덕분에 창조의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지난 몇 달간 큰 흔들림 없이, 개발 활동에 의욕을 갖고 몰두할 수 있었다.
Astra
아직도 AI를 이용한 개발, 바이브 코딩을 하는 사람은 얼리어댑터다. 그런데 며칠 전 GPT Astra 출시를 계기로, 이런 사람의 수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주변에 목격된 사례만 해도 꽤 된다. 뉴스에서 Astra가 화제가 될 정도니, 파급력은 상당한 것 같다. 나 또한 Astra를 써 보고, 여러 사용 사례와 후기를 접하고 상당히 놀랐고 두려웠다. 지금까지의 모델은 그냥 좋은 도구라고 느꼈는데, Astra에게서는 그 무언가(something)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제가 되다 보니, GPT로 뭔가 만들어 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 처음으로 바이브 코딩을 접하고, 이거저거 만들어 보는 재미에 빠져서 막 만들어서 자랑해 보이곤 한다. 금방 만들어지니까 신난다. 옆에서 보다 보니, 과거 쯔꾸르나 모드에 빠져 몰두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창작의 고통
하지만 아무리 AI가 발전했다고 해도, 창작의 고통을 줄여 주지는 못한다. AI가 줄여 준 것은 생산의 고통일 뿐이다. "XXX 같은 게임 만들어줘"라고 해서 나온 결과물은 과연 창작일까.
최소한 "XXX 장르 게임들, A/B/C의 특징은 뭐야? 어떤 재미 요소가 있어?"라고 분석을 통해 기획을 세우거나,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야" 같은 디렉팅을 하는 것이, 지금 AI를 이용한 게임 개발에서 최소한의 창작 행위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비주얼 쪽인데, 이 정도가 되겠다.
- "나는 로우폴리를 쓰고 싶어"
- "조작법을 이렇게 바꿀래"
- "이 UI에는 정보가 너무 과해. 이런 정보는 없어도 되겠어"
다시 말하면, AI에게 내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 근미래 창작자로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트랙
AI가 발전하면서, 트랙에 달리던 사람들은 조급함을 느끼게 된다. 새롭게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그동안 써 왔던 노력과 시간이 순식간에 따라잡히는 느낌이 드니까. 나도 이번에 그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과거 어느 시점에서는 나도 '새롭게 출발선에 선 이들'에 속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달리고 있다.
모든 이가 결승선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창작의 고통은 익숙하지 않으면 쉽게 지친다. AI가 아무리 발전했어도, 아직 그 고통까지 줄여 주지는 못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많아진 덕분에, 더 넓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