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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48개짜리 AI 게임 스튜디오를 까봤다

·9 min read

나도 에이전트를 조직 구조로 나눠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리뷰 에이전트, 코딩 에이전트, 버그 분석 에이전트. 잘 되지 않았다. 에이전트 간에 업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토큰 소모와 컨텍스트 누락이 발생했다. 내 실력이 부족한 건지, 구조 자체가 아직 안 되는 건지 궁금했다.

그러다 GitHub에서 Claude Code Game Studios라는 레포를 봤다. Stars 6,500에 Forks 900. "48명의 AI 에이전트가 게임을 만드는 스튜디오"라는 컨셉이다. 이게 정말 잘 작동하나? 까봤다.

48명이 일하는 구조

레포를 열어보면 게임 코드는 없다. .claude/ 폴더에 에이전트 정의, 스킬, 훅, 룰만 들어있다. 템플릿이다.

에이전트 계층이 3단계로 나뉜다.

  • Director 3명 — Creative Director, Technical Director, Production Director. Opus 모델.
  • Lead 8명 — Game Designer, Engine Lead, AI Lead 등. Sonnet 모델.
  • Specialist 37명 — Gameplay Programmer, Shader Artist, QA Tester 등. Sonnet 또는 Haiku 모델.

실제 회사 조직도를 그대로 옮겨 놨다.

조직도 코스프레

내가 겪은 문제가 그대로 있었다. 규모만 더 컸다.

에이전트 간 상태 공유가 안 된다. Claude Code 서브에이전트는 매번 새 컨텍스트로 시작한다. Creative Director가 판단하고 Game Designer에게 넘기고 Gameplay Programmer가 코드를 짜는 체인에서, 각 에이전트는 이전 에이전트가 뭘 했는지 모른다. 내가 2~3개로 시도했을 때 이미 토큰 낭비와 컨텍스트 누락이 발생했는데, 48개면 어떨지 뻔하다.

1인 개발에 조직 구조는 오버헤드다. 실제 스튜디오에서 Director-Lead-Specialist 계층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의사결정 병목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혼자 개발하는데 에스컬레이션 경로가 왜 필요한가.

그리고 경계를 인위적으로 나누면 오히려 느려진다. Gameplay Programmer, Engine Programmer, AI Programmer를 분리해뒀는데, 실제 게임 코드에서 이 세 영역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에이전트를 바꿔가며 작업하면 컨텍스트 전환 비용만 늘어난다.

에이전트 역할은 프롬프트로 안 갈린다

내가 직접 써보면서 느낀 건데, 에이전트의 역할을 구분하는 건 프롬프트 지침이 아니라 활성화된 스킬과 명령어 권한이다.

"버그 분석에 집중해라"고 프롬프트에 적어봤자, 범용 에이전트와 체감 차이가 없다. 실제로 잘 쓰고 있는 에이전트는 지엽적으로 한 역할만 하는 것들이다. git merge conflict만 해결하는 에이전트, 문서를 분석하고 해체해서 재조립하는 에이전트. 명확한 역할과 그에 맞는 도구 권한이 있을 때 비로소 분리의 의미가 생긴다.

Game Studios 레포는 48개 에이전트를 전부 마크다운 프롬프트로만 구분했다. 스킬이나 권한 차이가 없다. 그러면 "Creative Director"와 "Technical Director"가 뭐가 다른가.

모델 배정이 거꾸로다

여기에 더해서 "색칠놀이" 냄새가 결정적으로 나는 부분이 있다.

Director에 Opus, Specialist에 Haiku를 배치했다. 회사 직급 체계를 흉내 낸 거지 AI 역량 기반 판단이 아니다.

Director는 "비전을 지킨다"고 하는데, 실제로 하는 일은 고수준 판단이다. 프롬프트 몇 줄이면 충분하고 Opus까지 필요 없다. 정작 코드를 짜는 Specialist에는 Haiku를 쓴다. 게임 프로그래밍은 복잡한 로직, 최적화, 엔진 API 이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Haiku로 제대로 된 게임 코드가 나올까.

거꾸로 해야 맞다. 판단은 가벼운 모델로, 코딩은 가장 강한 모델로.

그럼 다 쓸모없나?

아니다. 에이전트 48개를 빼면 뼈대는 괜찮다.

37개 스킬 중에 /reverse-document(코드는 있는데 문서가 없는 상황을 역방향으로 채우기)와 /scope-check(스코프가 얼마나 불어났는지 정량 측정)은 바이브코딩 뒤처리에 진짜 쓸 만하다.

8개 훅 중에 pre-compact.sh(컨텍스트 압축 전 상태 덤프)와 validate-commit.sh(하드코딩 수치 탐지, JSON 검증, TODO 포맷 강제)는 모든 Claude Code 프로젝트에 범용 적용 가능하다.

11개 룰에는 게임 개발 도메인 지식이 녹아있다. 핫 패스 할당 금지, 서버 authoritative, AI 2ms 예산 같은 규칙은 진짜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다.

gstack은 좀 달랐다

같은 시기에 garrytan/gstack이라는 레포도 봤다. 에이전트 계층 대신 Hook과 Skill 시스템에 집중한 구조다.

여기서 발견한 /careful이 인상적이었다. PreToolUse Hook으로 rm -rf, DROP TABLE, force-push, reset --hard 같은 파괴적 명령을 시스템 레벨에서 차단한다. CLAUDE.md에 "하지 마라"고 쓰는 건 프롬프트 수준 제한이라 뚫릴 수 있다. Hook은 확실하다.

당장 가져다 쓸 수 있는 수준이다.

/review 스킬의 Scope Drift Detection도 좋았다. diff의 변경사항을 원래 요청과 비교해서 "요청한 것 vs 실제 구현된 것"의 괴리를 잡는다. AI가 scope creep 하는 걸 구조적으로 잡는 메커니즘이다.

Stars는 컨셉의 힘이다

Claude Code Game Studios가 Stars 6,500을 받은 건 "AI 48명이 게임을 만든다"는 컨셉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에이전트 48개가 실제로 잘 돌아가서가 아니다.

에이전트를 늘리는 건 쉽다. 마크다운 파일 하나 추가하면 된다. 그 에이전트가 실제로 맥락을 공유하고 협업하게 만드는 건 현재 Claude Code 아키텍처에서 구조적으로 안 된다.

스타 수는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AI 에이전트가 조직처럼 협업하는 미래를 향한 방향은 맞다. 다만 지금은 그게 작동한다는 증거가 없다.

레포에서 진짜 가치 있는 건 에이전트가 아니라 스킬, 훅, 룰 시스템이다. 여기서 참고할 거라면 .claude/skills/, .claude/hooks/, .claude/rules/ 구조를 벤치마킹하되, 에이전트는 역할이 명확하고 도구 권한이 구분되는 5~10개로 통합하는 게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