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의 메모리를 버리고 Obsidian으로 갈아탔다
Claude Code의 메모리 시스템이 마음에 안 들었다. 디렉토리 단위로 저장된다. A 프로젝트에서 "이렇게 해라"고 가르친 게 B 프로젝트에서는 적용이 안 된다. 어느 폴더에서 뭘 저장시켰는지 내가 기억을 못 한다. A에서는 잘하는데 B에서 멍청한 짓을 하면 메모리 파일을 하나하나 까봐야 한다. 전역 메모리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프로젝트를 하나만 하면 참을 수 있다. 나는 여러 개를 병렬로 돌린다. kinkeep-unity-cli를 만들면서 쌓인 Unity 에디터 자동화 지식이, 이 CLI를 사용하는 게임 프로젝트에서는 없는 지식이 된다. 같은 사람이 같은 도구를 쓰는데 폴더가 다르다는 이유로 맥락이 단절된다.
문서도 문제였다. 기획서, 설계 문서, 리서치 노트가 프로젝트마다 docs/, plans/, .claude/ 같은 곳에 흩어져 있었다. 무슨 문서가 있는지 찾아보기도 어렵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문서가 남아 있으면 에이전트가 그걸 참고해서 작업을 오염시킨다.
Obsidian vault 하나로 통합
Obsidian을 지식 저장소로 쓰기로 했다. vault는 하나만 쓴다. 프로젝트 기획 문서, 설계 문서, 리서치 노트, 메모리 전부 이 vault에 들어간다. 프로젝트 내부에는 코드만 남긴다.
Claude Code에서 vault에 접근하는 건 전부 CLI로 한다. 읽기, 쓰기, 검색. Claude가 작업 중에 얻은 지식은 vault에 문서로 정리하고, 다음 세션에서 필요하면 vault에서 읽어온다.
연결고리는 태그다. 모든 문서에 YAML frontmatter 태그를 단다. 프로젝트명 태그, 문서 유형 태그. Claude Code가 특정 프로젝트에 진입하면 태그로 관련 문서를 찾는다. 폴더 구조가 아니라 태그로 연결되니까 하나의 문서가 여러 프로젝트에 걸칠 수 있다.
Obsidian의 그래프 뷰는 사람이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데 쓴다. AI는 그래프 뷰를 못 본다. 대신 문서 안에 있는 위키링크와 태그를 따라간다. 참조를 잘 걸면 그래프 뷰도 의미 있게 나오고, AI도 관련 문서를 찾아갈 수 있다.
Claude 메모리를 끊었다
Claude의 내장 메모리 시스템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 Claude가 자꾸 메모리를 업데이트하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제지한다. 모든 메모리는 vault의 Memory/ 폴더에 들어간다. 각 프로젝트의 로컬 메모리 파일에는 "Obsidian을 보라"는 리다이렉트만 남겨뒀다.
어느 프로젝트에서 세션을 시작하든 같은 메모리에 접근한다. A 프로젝트에서 배운 것이 B 프로젝트에서도 작동한다. 디렉토리 단위라는 제약이 사라진다.
문서가 썩지 않게
문서는 만들어놓고 안 관리하면 썩는다. 태그가 빠진 문서는 검색에 안 걸린다. 참조가 끊긴 문서는 고아가 된다. 에이전트가 오래된 문서를 현재 사실인 것처럼 참고하면 작업이 망가진다.
cron job을 돌린다. Obsidian 문서가 규칙대로 잘 되어 있는지 검사하는 스크립트다. 태그가 누락된 문서, 레퍼런스가 끊긴 문서를 찾아낸다. 혹시라도 Claude의 로컬 메모리에 남아 있는 게 있으면 vault로 옮긴다.
사람이 매일 문서를 점검하는 건 불가능하다. 문서가 계속 쌓이니까. 자동화로 품질을 유지하지 않으면 vault도 결국 이전의 파편화된 상태로 돌아간다.
프로젝트를 넘나드는 지식
지금 가장 효과를 보는 사례가 kinkeep-unity-cli다. CLI 패키지를 개발하면서 Unity 에디터 자동화, 씬 핸들링, 에셋 관리에 대한 지식이 vault에 쌓인다. 이 CLI를 가져다 쓰는 게임 프로젝트에서 Claude Code를 열면, vault에서 CLI의 동작 방식과 제약 사항을 읽어온다. CLI 개발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명령어가 왜 안 되지"를 디버깅하는 것과, 내부 구조를 아는 상태에서 접근하는 것은 다르다.
패키지별로 기능을 쪼개서 병렬 작업을 돌릴 때 특히 유리하다. 각 패키지 프로젝트가 독립된 디렉토리에 있지만, 공유 지식은 vault 하나에 모여 있다. 디렉토리 경계 때문에 맥락이 끊기지 않는다.
아직 모르는 것
문서가 더 쌓이면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지금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vault에 문서가 수백 개, 수천 개가 되었을 때 검색 품질이 유지될지, 태그 체계가 버틸지, Claude가 관련 문서를 정확하게 찾아올지는 써봐야 안다.
Andrej Karpathy도 Obsidian은 아니지만 비슷한 걸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에이전트한테 외부 지식 저장소를 따로 두는 방식. 도구는 달라도 방향은 같다고 본다. 유행으로 끝나는 건지, 에이전트 운영의 기본 인프라가 되는 건지는 더 써봐야 안다.